상세정보
달리는 아이에 관한 이야기다. 책 속의 아이는 오늘도 자신만의 속도로 달린다. 송골송골 땀을 흘리면서, 여러 사람을 지나 앞으로 나아간다. 옆으로 지나가는 사람도 힐끗 쳐다보고, 뒤따라오는 사람도 슬쩍 뒤돌아보지만, 묵묵히 자신의 길을 달린다. 그러다 어느 순간, 힘차게 내달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면, 아이는 멈추어 서서 가슴에 손을 얹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심장 소리를 듣는다.
아이가 그렇게 열심히 달린 이유는 일 등을 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공을 잡거나 살을 빼기 위해서도 아니다. 아이는 쿵쿵 울리는 심장 소리가 듣고 싶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심장 박동이 아니라 아이가 떠올리는 어느 따뜻하고 그리운 순간의 기억이다. 그 행복한 추억의 순간과 마주하기 위해 아이는 힘껏 달린 것이다.
‘심장 소리’를 들으며 아이는 자신 안에 깊숙이 자리한 오래되고 포근한 기억 한 조각을 소환한다. 그 잠깐의 편안함은 새로운 길을 다시 달리기 위한 힘을 준다. 자신만의 호흡과 적당한 속도로 조절할 수 있는 ‘달리기’는 아이가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꺼내 볼 수 있는 일기장이나 사진첩을 대신한다. ‘심장 소리’는 아이가 찾아낸 시간을 기억하는 자신만의 특별한 방법이다.
[NAVER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