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수상한 놀이공원》은 폐장 후 아무도 없는 놀이공원에서 일어날 법한 소동을 환상적이고 긴장감 있게 풀어낸 그림책이다. 텅 빈 놀이공원을 차지한 동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귀엽게 그렸다. 동물들은 낮의 사람들처럼 지폐 대신 도토리로 아이스크림을 사 먹고, 대관람차에서 데이트하며, 롤러코스터와 바이킹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밤의 놀이공원을 즐긴다. 이른 새벽 시간, 잠에서 깨어난 경비원과 동물들을 교차해 구성한 장면들은 영화처럼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특히 대사나 지문 없이 등장인물의 말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장면 장면을 생생하게 연출한 그림책 기법은 독자가 마치 한밤중에 펼쳐지는 비밀스러운 소동에 함께하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동물들은 왜 몰래 놀 수밖에 없었을까? 추천사를 쓴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는 이 책을 “다른 생명의 시공간을 빼앗아서 사는 일에 무감각해진 사람들에게 꿈결처럼 아름다운 방식으로 충격을 안겨 주는 그림책”이라고 평했다. 몰래 놀이공원을 즐기는 동물들의 모습을 마냥 귀엽게만 보고 넘길 수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