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명의 소설가들이 구축한 광장! 국립현대미술관의 5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 중 동시대 파트에 해당하는 3부 전시의 일환으로 기획된 소설 『광장』. 전시 도록은 한 번 열리고 사라지는 전시를 기록하는 성격이 짙은데, 이 책은 전시를 기록하는 것이 아닌 소설집으로서 전시에 참여하는 책의 형태를 고민한 결과물이다. 오늘날 한국에서 광장은 민주화 투쟁, 촛불 집회를 거치며 역사성과 시의성을 지닌, 장소성마저 초월한 특별한 단어가 됐다. 이 책은 김사과, 김초엽, 김혜진, 박솔뫼, 윤이형, 이상우, 이장욱 등 소설가 일곱 명의 단편소설 《광장》들을 나열한다. 최인훈의 소설, 시청 앞 광장, 광화문 광장,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는 어느 도시의 광장, 스마트폰의 단체 대화방 등 대체로 1인칭의 화자를 통해 전개되는 이야기들은 매체, 도시 재개발, 개인성, 테크놀로지, 상호 침투, 정동적 글쓰기, 계급 등을 가로지르지만, 결국 광장이 타인을 통해 나를 발견하게 되는 공간임을 은연중에 드러낸다. 그렇게 독자는 최인훈의 《광장》 이후 조금 더 개인적인, 그러면서 연대의 가치를 기억하려는, 결국 모서리 어딘가가 삐뚤어져 보이는 광장들을 만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