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창제 전후 시기, 몰락한 귀족 집안 출신 아버지와 노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평생 노비로 살아야 하는 소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을 관리하며 제사를 관장하고, 축하 전문 보내는 일을 하는 교서관을 배경으로 한 소년이 차별의 벽을 넘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하고,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으며, 어떤 사람들과 함께했는지를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소년에게는 책이 지식을 쌓고 능력을 키우고 더 나은 삶을 위해 꼭 있어야 하는 도구가 아니었다. 그저 좋았고, 즐거웠고, 행복한 시간을 선사해 주는 친구였다. 열세 살 지성의 이야기는 책의 가치와 소중함을 일깨워 독서를 권장하지 않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고 그것을 아는 것이 왜 중요한지, 책보다 먼저 살펴보고 찾아봐야 할 자기 자신에 대한 물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