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는 아빠를 보면 불쌍해 죽겠다. 바로 할머니 때문이다. 할머니는 아빠가 회사에서 퇴근해 집에 오기가 무섭게 별의별 주문을 다 한다. 할머니는 어린애처럼 업어달라고 하고, 공기놀이를 하자고 했다가 또 금방 칙칙폭폭 기차놀이를 하자고 하는가 하면 옛날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면서 잠시도 아빠를 가만두지 않는다. 그러더니 어느 날부터인가는 벽에 낙서를 하고 가족을 잘 알아보지 못한다. 지혜는 이상한 행동을 하는 할머니가 낯설고 점점 멀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아빠는 할머니가 아기가 되어가는 과정이라며 할머니를 아기처럼 잘 보살펴 드리자고 한다. 변해가는 할머니의 모습과 할머니를 돌보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갈등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