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상세내용
태안반도 중심에 자리한 충남 태안군. '태평하여 안락하다'라는 뜻을 지닌 태안은 그 이름답게 예부터 풍요로운 고장으로 알려져 왔다. 태안의 동쪽을 제외하고는 3면이 모두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이자 국내 유일의 해안국립공원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태안의 항 포구 중 가장 큰 곳이자 태안반도 끝자락에 자리한 신진도 항. 이곳에서 뱃길로 약 30여분을 달려가면 닿는 섬이 있다. 중국의 가의라는 사람이 섬에 피신해 살아 '가의도'라 했다고도 하고, 신진도에서 가장 서쪽에 위치해 이름 붙여졌다는 섬 가의도. 이곳엔 43가구 60여명의 주민들이 이웃해 살아간다. 가의도에서 3월이면 만날 수 있는 풍경은 바로 홍합수확. 가의도 어르신들은 하루에 두 번 가의도 인근의 '신장벌'에서 홍합을 수확하느라 분주하다. 마을에 사람이 정착해 살기 시작한 오랜 옛날부터 바다가 내주는 것은 주민들의 주식이자 생계였다. 한때는 젊은이들도 많았지만 이제는 주민들 대부분이 70대 이상의 어르신들이다보니 섬에 하나 남아있던 초등학교도 폐교된 지 오래. 그런데 최근 마을에 다시 공부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공부소리가 나는 정체는 다름 아닌 마을회관. 일년전 부터 마을 어르신들이 모여 한글공부를 시작한 것이다. 제 이름 석자 쓰고 싶어 시작했다는 늦깎이 학생들. 소박한 섬을 닮아 소박한 사람들이 가족처럼 살아가는 섬, 가의도에서 조금 느린 시간의 기억을 만난다.